이제 절약의 실천으로 핵위험을 극복하자(2011.04.14)
아침 뉴스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국제 원자력 사고 등급의 평가가 최악의 단계인 레벨 7로 격상된다고 했다. 레벨 7은 지난 1986년 옛 소련의 체르노빌에서 일어난 원전 폭발사고와 동일한 평가이다. 땅 넓은 소련이었기에 망정이지 우리 나라였으면 어땠을까 하고 되물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런 사고가 이웃 일본에서 났는데 우리는 아직도 이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의 서해안이었으면 어땠을까? 지금도 황사로 해서 중국을 원망하는 때가 많지만 만약 중국의 동해안에서 원전 사고가 났다면, 그래서 편서풍으로 그 낙진이 고스란히 우리나라로 몰려온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나라에 이런 유사한 사고가 났다면 어떨까? 일본의 도쿄는 후쿠시마와 230km 이상 떨어져 있지만 우리의 경우는 창원이 고리와 월성 원자력 발전소와는 50km, 진주가 80km 이내에 위치해 있다. 만약에 우리에게 이런 사고가 났을 때 창원시와 진주시는 시민들을 긴급히 대피시키고 방사능 낙진 오염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매뉴얼을 지니고 있는가?
어제 저녁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한 시민 단체의 핵방사능 대책회의에 참석해서, 앞에서 말한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깊은 한숨을 쉬기도 했다. 우리는 너무 무감각하지 않은가? 원자력 발전이 아무리 안전하고 깨끗하다손쳐도 이제는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우리가 TV로 보며 참 좋다고 감탄을 연발하는 강원도 동강의 그 자연조차도 방사능 낙진을 이길 수는 없다.
원자력이 이런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핵발전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로 이에 대한 대체 에너지가 마땅하지 않다는 주장을 한다. 여기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풍력과 조력, 그리고 햇빛이 이를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한 특강에서 재생 에너지 전문가는 우리나라와 같이 삼면이 바다인 나라는 자연 여건이 풍력 발전에 매우 유리하고, 서해안과 같이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한 곳은 조력 발전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분들은 태양이 우리에게 주는 빛과 열 또한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더 연구하면 많은 양의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변한다. 무엇보다도 이들이 주장하는 에너지원은 모두가 불순물과 위험한 폐기물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핵발전은 그 자체의 위험성도 있지만 폐기물 처리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고, 그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정부는 이에 대한 자료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필자는 에너지 전문가가 아니다. 그러나 핵발전이 위험하고 이제는 그 위험성이 현실로 다가와서, 안전한 대체 에너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왔다는 사실을 겨우 인식하는 정도일 뿐이다. 여기에 더해서 그 기술적인 부분은 더더욱 잘 모른다.
그러나 에너지 절약을 통해서 방사능 위험도 줄이고 지구도 살릴 수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전기든, 물이든, 기름이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조금씩이라도 아끼는 것은 우리의 작은 다짐만으로 가능하다. 요즘 나오는 공익광고처럼 비닐봉지 들지 말고 장바구니 들고, 엘리베이트 버튼 누르지 말고 계단 손잡이 잡고 오르며 조금씩이라도 아낀다면, 그것에서 우리는 희망을 찾을 수 있다.
내가 조금 아껴서 나무 두 개 자를 것을 하나만 자르게 해도 환경 보호가 되고, 그것이 모여 원자력 발전소 두 개 지을 걸 하나만 짓게 한다면 그것은 큰 환경운동이 되는 것이다.
최근 필자는 낙동강이 내려다보이는 창녕군 부곡면의 한 농촌 마을로 작은 집을 지어 거처를 옮겼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생겼다. 부엌은 덜한데 목욕탕에서 더운 물 수도꼭지를 틀면 한참을 기다려야 따뜻한 물이 나온다. 이유를 찾아보니 배관 선로의 문제였다. 보일러에서 부엌을 거쳐 다시 화장실까지 배관이 연결되어 있다 보니 더운 물이 중간에서 열을 다 뺏기게 되어 있었다.
재시공에 드는 비용과 수도 요금의 관계를 고민하다, 어제 저녁에 재시공으로 결정을 했다. 일년, 이년을 살 집이 아니니 경제적 비용도 장기적으로 보면 더 이익이 되리라 판단했고, 더욱이 그렇게 해서 낭비되는 물과 기름의 양을 조금이라도 줄이자는 생각도 한 몫을 했다.
선진국의 에너지 정책은 소비를 줄이는 정책이고, 후진국은 생산을 늘리는 것이라고 들었다. 선전국의 교통 정책은 대중교통의 편의성을 확보하는 정책이고, 후진국은 차량과 도로를 늘리는 것이라고 한다. 이제는 정책과 실천으로 핵방사능의 위험을 극복하자.